[치매 이해하기] ⑪ 치매 환자는 운전하면 안되나?

도로 위의 환자들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4/24 [11:03]

[치매 이해하기] ⑪ 치매 환자는 운전하면 안되나?

도로 위의 환자들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0/04/24 [11:03]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고령자는 운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시력이 나빠지고, 근육의 반응속도가 줄어들어 사고를 내기 쉽다. 그렇다면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고령자라면, 운전이 더더욱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어찌 보면 합리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고령자 집단, 그리고 일반 고령자 집단의 운전 수행 능력을 시험해봤다. (이호원, 치매환자들의 교통사고위험에 대한 추정, 2009) 그 결과 인지기능이 저하된 알츠하이머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고령자 집단은 끼어들기 발생시 브레이크 반응 시간, 안개 발생 시 앞 차량과의 거리 외에는 일반 고령자 집단과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실험을 진행한 경북대 이호원 박사는 “운전 수행은 의미 기억이나 일화적 기억에 영향보다는 오랜 경험의 축적으로 자연스레 습관화되고, 학습되는 기억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결과”라고 말하며 “단순히 인지저하를 보이는 치매 환자라고 하여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다”라고 주장했다. 외국 같은 경우도 초기 치매 환자에게 무조건 운전을 금지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지기능 검사를 하고 운전 능력을 재평가하여 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물론 알츠하이머병이 많이 진행된 고령자가 운전대를 잡는 것은 위험하다. 치매 증상이 보인다면 언젠가 운전을 그만두어야 하지만, 당장에 그만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호원 박사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6개월에서 1년마다 인지능력 검사와 함께 운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치매 환자들의 보행사고이다. 일본 쇼와대학교 히라마쓰 루이 박사는 고령자들의 보행사고, 특히 치매 환자들의 보행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고 말한다. 

 

 

치매 환자들은 갑자기 도로로 뛰쳐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뇌에서 ‘차가 오니까 위험하다’라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는, 치매 환자가 길을 횡단보도로 건너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히라마쓰 루이 박사는 그의 저서 ‘치매 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뜨인돌, 327p, 2019)을 통해 치매 고령자들의 교통사고가 저녁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힌다. 이는 환자들의 인지기능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빛이 없어져 거리감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무턱대고 환자의 외출을 금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중증의 치매라면 외출을 금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초기라면 환자의 행동범위가 좁아져 치매의 진행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해가 진 이후 환자들의 외출에는 각별히 신경쓰되, 낮에는 전문가의 소견에 따라 적당한 외출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환자들은 자신의 눈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히라마쓰 루이 박사는 나이가 들어서도 시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기적인 시력 검사와 시금치, 블루베리, 당근 등 눈에 좋은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것을 권한다. 

 

또한, 환자들은 거리감에 대한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걸음 수를 기준으로 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저녁 시간대에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100뉴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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