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해하기] ③ 거리를 배회하는 환자들

치매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난처한 증상들과 그 이유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2/20 [14:47]

[치매 이해하기] ③ 거리를 배회하는 환자들

치매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난처한 증상들과 그 이유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0/02/20 [14:47]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드라마 혹은 공익 광고에서는 사라진 치매 환자를 찾으러 환자의 보호자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다룬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치매 환자들의 특성을 묘사한 장면이다.

 

거리를 배회하는 것은 이전에 본지에서 다룬 ‘화를 내는 것’, 혹은 ‘벽에 변을 칠하는 것’에 비해서는 다소 귀여운(?) 증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배회 행동은 환자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이다. 

 

65세 이상 노인 보행사고 사상자는 2012년 16,853명, 2014년 19,081명, 2016년에는 21,332명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도로교통공단, 2017) 치매 환자들은 보행사고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잘못하면 익사를 할 수도 있고, 추운 겨울엔 동사할 가능성도 있다.

 

고려대 간호대학 송준아, 임영미, 홍귀령 교수는 논문 「요양시설 치매노인의 배회행동」 (『대한간호학회지 제38권 제1호)』)에서 요양시설에서 배회 행동의 발생률은 67.5%로, 나이가 많은 환자일수록 활발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배회 행동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일본 쇼와대학교 히라마쓰 루이 박사는 환자들이 어떠한 목적을 갖고 외출을 하지만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겨 길을 잃거나 외출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배회하는 환자를 발견하고 억지로 집으로 혹은 요양시설로 끌고 가는 것은 환자의 반감을 살 수 있고, 환자는 스트레스를 받아 치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배회하는 환자를 발견했다면 그 환자에게 왜 나왔는지(외출의 목적)를 먼저 물어보고, 그 목적에 대한 대화를 이어 가다가 환자가 진정이 되면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요?”라는 형태의 대처가 이상적이다.

 

 

또한, 안과 의사였던 히라마쓰 루이 교수는 그의 저서 ‘치매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에서 고령자들은 시야가 좁아서 배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시야가 넓으면 자신이 어디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대부분 고령자는 발밑을 보면서 걷는 경우가 많고 시력도 좋지 않아 시야가 좁다.

 

보훈공단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양영순, 황인하 곽용태 교수는 환자들의 심리적 관점에서 내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불편한 상황(소음 공해 등)과 충돌하여 환자의 참을성을 넘을 때 배회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배회증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신경심리적 특징」, 『대한치매학회지 vol. 13』) 연구자들은 특히 치매 환자는 현재 있는 곳이 불안하거나,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 불안을 느끼고 배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있다.

 

배회하는 행동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자들은 환자들과 함께 산책을 자주 다녀주고, 소지품에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적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정부에서 실시하는 치매노인 사전지문등록을 미리 해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전지문등록은 2018년부터 전국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도 할 수 있다.

 

환자들은 배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히는 훈련을 평소에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창문 밖으로 멀리 아파트가 보이면, 그 아파트 주변 풍경을, 이어서 하늘에서 지면까지 전체를 순서대로 보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눈이 좋지 않다면 치료를 받거나 안경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노래를 부르며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 운동하는 것은 인지능력 저하를 낮춰주어 도움이 된다.

 

실제로 배회하는 노인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길에서 고령자를 만나도 사실 그가 길을 가고 있는지, 배회하는 것인지 단번에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을 걸어가는 고령자의 상태가 불안정해 보인다면 “어디 가는 중이세요?”라고 한 번 물어보자. 환자인지 아닌지 알기가 한결 쉽다. 사회가 조금만 바뀐다면, 배회로 목숨을 잃는 치매 환자들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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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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