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전하는 뉴욕필하모닉 부악장 ‘미셸 킴’ 바이올리니스트

“연주는 기교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마음을 담아 전하는 것”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19/07/15 [22:20]

진심을 전하는 뉴욕필하모닉 부악장 ‘미셸 킴’ 바이올리니스트

“연주는 기교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마음을 담아 전하는 것”

이동화 기자 | 입력 : 2019/07/15 [22:20]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19년째 부악장을 역임하고 있는 ‘미셸 킴’을 지난 11일 연주회 직후 안국동에서 만났다. 미셸 킴은 뉴욕 필하모닉,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뉴 저지 심포니, 퍼시픽 심포니 등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베테랑 바이올리니스다.

 

실내악 주자로서는 게리 호프만(Gary Hoffman), 핀커스 주커만(Pinchas Zukerman) 등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한 바 있다. USC 쏜톤 음대, 콜번 음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2010년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뮤지션들에게 현악기를 지원하는 공공자선단체 ‘더블스톱 재단’을 설립했다. 현재는 메네스 음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날로 날로 더 좋은 음악가로 성장하는 ‘미셸 킴’

 

▲ 지난 11일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 진행된 미셸킴 하우스 콘서트 직후 로비에서 마주한 미셸킴. © 이동화 기자


미셸 킴은 11살 때부터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으며, 1983년에 미국으로 홀로 이민을 떠났다. 가족들은 그 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이민을 간지 어느덧 36년이 흘렀지만, 미셸 킴은 여전히 한국 드라마를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미셸 킴은 “멍 때리거나 액션 영화·드라마를 본다”라며, “요즘도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 90년대만 해도 미국까지 넘어오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넷플릭스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드라마를 보며 푸는 미셸 킴의 인간적인 면모는 다른 부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생의 2/3를 바이올린과 함께한 미셸 킴에게도 연주하기 싫은 곡이 있다고 한다. 마치 ‘먹기 싫은 음식’처럼 말이다.

 

미셸 킴은 “정확한 곡명은 비밀이다. 때려 부술 것 같고, 아리송한 외계인 같은 곡들은 궁합이 잘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그런 곡을 연주하면 기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연주를 하다 보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셸 킴은 매주 금요일마다 아버지와 함께 작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은 클래식음악을 주제로 진행되지만, 개인적인 사담도 늘어놓을 수 있어 즐기며 하는 중이라고 한다. 미셸 킴은 “한국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한국말 실력이 늘기도 했으니 일석 이조”라며 웃었다.

 

실내악 주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미셸 킴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오케스트라 단체의 부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셸 킴이 이렇게 오랫동안 한곳에서 머물 수 있었던 이유는 ‘안정감’이다. 미셸 킴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안정적인 직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실내악을 과감히 접고 단체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랜 오케스트라 생활의 이유는 ‘안정감’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셸 킴은 “더 좋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 생각돼서 선택했다”라며, “날로 날로 더 좋은 음악가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감정’과 ‘마음’을 담뿍 담아 진심을 전하는 연주

 

▲ 지난 11일 고려사이버대학교 계동 캠퍼스에서 개최된 ‘뉴욕 필하모닉 부악장 미셸 킴 초청 하우스 콘서트’에서 미셸 킴과 피아니스트 김재원, 팝페라 아이돌 파라다이스가 함께 공연하고 있다    © 이동화 기자

 

미셸 킴은 지난 11일 고려사이버대학교(총장 김진성) 계동 캠퍼스에서 개최된 ‘미셸 킴 초청 하우스 콘서트’에서 크라이슬러, 파가니니, 피아졸라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명곡을 연주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모두 미셸 킴이 직접 짠 것으로 첫 음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곡들과 알 듯 말 듯한 곡들이 섞여 있었다.

 

미셸 킴은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낯설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익숙한 곡들과, 어느 정도 클래식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곡들을 골고루 넣었다”라고 말했다.

 

보통의 바이올린 공연에서 연주자들은 대개 무대 중앙에서 연주하고, 피아노는 무대 한 쪽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서 미셸 킴은 피아노 옆, 무대 한 쪽으로 붙어서 섰다. 작은 무대였기에 공연을 관람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바이올린 공연에서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라 의아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분이었다.

 

▲ 지난 11일 고려사이버대학교 계동 캠퍼스에서 개최된 ‘뉴욕 필하모닉 부악장 미셸 킴 초청 하우스 콘서트’에서 미셸 킴과 피아니스트 김재원이 함께 공연하고 있다     © 이동화 기자

 

미셸 킴은 “피아노 연주자를 ‘반주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피아니스트도 나와 동등한 연주자로 공연에 참석한 것이다. 그런데 혼자 무대 중앙에 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라며, “피아노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한 것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날 진행된 하우스 콘서트는 연주 중간에 사회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연주를 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미셸 킴은 “사실은 연주자에게 부담스러운 형식의 공연이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중간 토크로 인해 손가락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자꾸 사라지기에 연주를 시작하면 다시 손가락을 풀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의 라디오 진행을 통해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익숙했지만, 미국과는 사회·문화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으니 어떤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많이 고민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셸 킴은 미국의 집에서 ‘스몰 하우스 콘서트’를 종종 진행할 정도로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방식의 공연을 매우 좋아한다. 관객 30~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미셸 킴의 ‘스몰 하우스 콘서트’는 정말 작은 규모로 진행되며, 연주 중간에 짤막한 곡 설명과 이야기를 곁들이기도 한다.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자그마한 공간도 좋다”라고 미셸 킴은 덧붙였다

  

연주를 할 때 미셸 킴이 가장 세심하게 살피는 부분은 ‘관객들이 얼마나 이 연주를 Enjoy(즐기고) 하고 있는지’이다. 신기하게도 관객들과 소통하며 연주를 하다 보면 관객들이 즐기고 있는지 피부로 느껴진다고 한다. “관객들과 교감하고, 정말 즐기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연주할 때는 신난다. 그럴 때 정말로 감사하다”라고 미셸 킴은 말했다.

 

미셸 킴은 “관객이 없으면 연주자도 없다”며, “나의 기교를 자랑하기 위해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렇다면 연주자는 왜 연주를 하는 것일까. 미셸 킴은 ‘감정’과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곡을 쓴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곡을 썼는지 잘 해석하고 진심을 담아 전한다”라며, “’저는 이렇게 느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십니까?’하고 전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기교의 완성도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아닌, 그 이상의 깊은 감명을 주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연주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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